퇴색한 기억 / 윤여송
오늘 밤에는
반딧불이가 보이지 않는다
당신을 위해서라고
사랑하기에 이별을 해야 한다고
통속한 소설의 주인공이 되어서
돌아서는 한 사람의 그림자가 멀어질 때
남아있는 한 사람의 설움을 대신하여
풀벌레들의 격한 울음으로 선율을 타고
무심하게 나풀나풀 춤을 추던 반딧불이가
오늘 밤에는 보이지 않는다.
통속한 사랑의 시절이 잊혀졌기에
그날의 반딧불이는 보이지 않나 보다.
== 시집 '수염 난 여자를 만나다' 중에서 ==
'시나브로서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다 (0) | 2023.01.05 |
---|---|
사랑하지 않을 수 없음에 (0) | 2023.01.01 |
12월의 우체국 (0) | 2022.12.23 |
창문으로 바라 본 세상 (0) | 2022.12.16 |
목련연가 (0) | 2022.12.1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