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 윤여송
너도
보았으면 좋겠다
오늘
너무 맑아
슬퍼할 겨를도 없이
파랗던 하늘을
나는
오늘
편지를 썼단다
부끄러움에 차마 말 못 해
감추고 있던 사랑을
너에게 보내고 싶어
하늘 자리 한 귀퉁이에
조심스레 한 줄 한 줄
내 마음을 그려 넣었단다
같은 하늘 다른 곳에서
바람이 부르는 소리에
숙였던 고개들은 네가
늦지 않게 보내왔네
잔잔한 미소 지으며
기쁨으로 받아 보기를 바라며.
=== 시집 '수염 난 여자를 만나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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