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살인 놀이 시작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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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네스코 원작, 인간 삶 부조리성 담아
극단 예린, 26~27일 동구 궁동예술극장서
“살인도 놀이가 될 수 있을까?”
극단 예린은 26∼27일 오후 4시·7시 광주 동구 예술의 거리 궁동예술극장에서 이오네스코 작가의 작품 ‘살인놀이’를 무대에 올린다.
‘살인놀이’는 부조리한 인간의 삶을 집요하게 파헤치는 이오네스코의 대표작으로 참을 수 없는 삶의 부조리성, 우주가 보여주는 넘을 수 없는 난관 앞에서의 절망 등 비극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원작이 가지고 있는 절망적인 비극성을 괴기스럽고 공포스럽게 표현하기보다는 죽음이라는 동일한 상황에 대처하는 다양한 인간군상들의 모습을 유희적으로 담아낼 예정이다.
◇극의 의미
각기 독립된 16개 장면으로 이루어진 극을 매끄럽게 구성하기 위해 이번 무대는 아카펠라 형식의 뮤지컬과 과장된 행동을 통해 죽음마저도 거부하는 식자층의 오만을 폭로한다. 또한 60년대 멜로영화의 신파극적인 요소를 가미해 죽음앞에서는 사랑마저도 버릴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연인의 모습을 담아낸다.
특히 이 극에서는 죽음 앞에 한없이 나약해지면서도 극한 상황에서는 내부에 잠재된 잔혹성을 드러내는 인간의 악마성, 혼란의 와중에도 자신의 이익만을 챙기는 당국자와 정치인들의 탐욕스러운 모습을 통해 인간이 가진 이중성을 고발할 예정이다.
#그림1중앙#
◇줄거리
막이 오르면 평화로운 도시의 한 모퉁이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질병과 문명의 발달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그러던 중 한 남자의 아기가 죽은 것을 보고 놀란 사람들은 순간적인 패닉현상을 일으키고 우왕좌왕 소동을 피운다. 이어 한 두 사람이 더 쓰러지고 두려움에 떨던 사람들조차 마침내 죽음의 원인을 알지 못한 채 모두 죽고 만다.
죽음의 공포가 휩쓴 후, 정부는 모든 사람의 외출을 금지 시키고 서로가 상대방을 감시할 것을 명령한다. 이후 도시는 철저히 외부와 차단되고 여기서부터 대재앙에 대처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이 펼쳐진다.
시간이 지나면서 도시는 점점 피폐해지고 마침내 사람들은 살아남기 위해 서로를 잡아먹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인간의 광기가 극에 달할 무렵 한 사람의 관리가 나와 재앙이 물러갔다고 전한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갑자기 어디선가 불길이 치솟고 도시 전체를 휩쓰는 불길에 사람들은 영문도 모른 채 절망적인 죽음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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