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죽음의 공포’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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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예린, `살인놀이’ 연습 현장 열기 가득
“악~”
한 여자의 비명소리가 들리고 여러 개의 문에서 시시각각 사람들이 얼굴을 들이대며 절규한다.
“사람 살려, 사람이 죽었어요” “의사! 의사! 의사!”
지난 13일 동구 예술의 거리의 한 건물 지하. 한 여름 더위도 잊고 공연 연습으로 뜨거운 현장을 찾았다.
극단 예린의 배우들이 `살인놀이’(작 이오네스코, 연출 윤여송) 26·27일 공연을 앞두고 한창 연습 중. 배우들의 의상과 조명만 실제와 다를 뿐이지, 무대에 놓일 세트에서 배우들은 연기에 몰입해 있었다.
`살인놀이’는 부조리한 인간의 삶을 집요하게 파헤쳤던 이오네스코 작품 중의 하나. `페스트’라는 전염병이 절정에 이르던 중세 유럽의 한 도시를 배경으로 `죽음’을 둘러싼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의 모습을 16개의 에피소드로 그리고 있다.
죽음 앞에서 한없이 나약해지는 인간의 모습이 보여지기도 하고, 혼란의 와중에서 자신의 이익만을 챙기는 정치인들의 탐욕스런 모습도 드러난다. 또 극한 상황에서는 인간 내부에 잠재돼 있는 잔혹성이 표출되기도 한다. 그러나 `살인놀이’라는 제목처럼 공포스러운 극이라기보다는 비극과 희극이 혼합돼 죽음이라는 것을 미학적으로 승화시킨다.
극단 예린의 윤여송 대표는 “원작이 가지고 있는 절망적인 비극성을 괴기스럽고 공포스럽게 표현하기보다는 죽음이라는 동일한 상황에 대처하는 다양한 인간군상들의 모습을 유희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한다.
죽음 앞에서 사랑마저도 버릴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연인의 모습은 60년대 멜로영화의 신파극적인 요소를 통해 새롭게 연출됐고, 의사들끼리 과학 얘기를 들먹이며 죽음을 믿는다는 둥, 믿지 않는다는 둥 오만하게 행동하는 장면에는 노래 형식이 도입됐다.
지난 4월부터 연습에 들어갔으니 3개월 넘는 시간동안 배우들은 죽음과 레슬링했다. 죽음의 공포, 혹은 이를 뛰어 넘는 연기를 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터.
신희원 씨는 “심하게 아팠거나 죽어본 적이 없어서 현실감 있게 표현하는 것이 쉽지 않았고, 이번 연극은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하는 것이라 여러 역할을 맡다 보니 각 캐릭터 소화해내는 게 어려웠다. 더위 참는 것도 힘들었다”며 “그렇지만 연극을 하면서 삶의 소중함에 대해 느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날씨는 찌는데 적은 공간에서 배우들이 같이 움직이는 데다, 관 있지, 시체 있지 소품들도 많아 고생스러웠다. 공연하는 소극장 무대도 크지 않으니 배우들이 호흡을 맞추는데 노력했다”고 전했다.
서로 살려고 광기가 극에 달했던 사람들은 전염병이라는 재앙이 물러간 직후 도시 전체를 휩쓰는 불길에 영문도 모른 채 죽어가며 극은 막을 내린다. 공포, 비극, 웃음을 통해 죽음에 대해 성찰하는 `살인놀이’는 극단 예린의 아홉번째 공연으로 26일, 27일 오후 4시, 7시 예술의 거리 궁동예술극장 무대에 오른다. 관람료 일반·대학생 1만원, 중·고등학생 5000원.
조선 기자 s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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